이더리움
덴쿤 업그레이드가 한국시간으로 3월 13일 오후 10시 55분에 완료됐습니다. 덴쿤은
이더리움 레이어2의 가스비(트랜잭션 수수료)를 최소 절반 이상으로 줄여주는 업데이트로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를 모은 바 있습니다. 레이어2란 레이어1의
트랜잭션 환경 개선 등을 돕는 블록체인을 의미합니다. 덴쿤은 이더리움 확장성을 개선하는 여러 업그레이드의
과정 중 하나일 뿐이지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비싼 수수료를 크게 절감하는 업데이트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통상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수수료는 몇 천원에서 몇 십만원 수준으로 비쌉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가상자산을 전송하거나, 개발자들이 블록체인상에서
개발 활동을 할 때마다 수수료로 몇 천원에서 몇 십만원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가상자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블록체인’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비싼 수수료 때문에 돈이 많은 사람만 쓸 수 있는 블록체인이라는 뜻에서 프리미엄
블록체인이라고 불린 것입니다. 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대중화와 확장성 개선에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습니다. 그런데 덴쿤이 완료된 이후에는 수수료가 원래보다 최대 90%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덴쿤 업그레이드 적용 직전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가 X(전 트위터)를 통해 “덴쿤 이후에는 이더리움 트랜잭션 수수료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원화로 따졌을 때 몇 천원에서 몇 십만원까지 하던
이더리움 트랜잭션 수수료가 아무리 높아도 몇 십원에서 몇 백원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래
덴쿤은 지난해부터 추진됐지만 버그 발견 등 문제점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업그레이드 일정이 몇 달 가량 연기됐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덴쿤 업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을 때 일각에서 일정 연기를 우려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2월까지 덴쿤 업그레이드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3월 13일에 이 업그레이드를 이더리움 메인넷에 최종 적용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팀 베이코 이더리움 코어개발자는 3월 13일 "덴쿤 업그레이드는 큰 문제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며 "업그레이드 당시 노드 참여율이 일시적으로 99%에서 95%로 하락하긴 했으나 하드포크 후 빠르게 기존 수치를 회복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는 업그레이드를 잊은 운영자들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며 “덴쿤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증명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전환한
후 가장 복잡한 하드포크였고 또 다른 업그레이드였던 비잔티움과 함께 가장 많은 EIP(이더리움 개선
제안)을 도입한 사례”라고 했습니다.
이로써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약 2년간
준비한 덴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렇다면 덴쿤으로 인한 이더리움 트랜잭션 수수료 감소가 이더리움
생태계에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더리움에 더 많은 투자자와 개발자가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거나 여러 인프라를 구축할 때는 잦은 트랜잭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트랜잭션을 한번 일으킬 때마다 수수료가 크게 나가면 이더리움 생태계에 진입하는
개발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덴쿤으로 수수료가 싸졌기 때문에 그간 비싼 수수료로 이더리움
생태계에 진입하지 못했던 개발자들이 레이어2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등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또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잡은 디파이(탈중앙화금융)도
덴쿤 이후에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디파이의 특성상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가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트랜잭션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덴쿤을 통해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를 이용해도
이용자들이 부담을 적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실제로 이미 블록체인 생태계 참여자들은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상자산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3월 18일 “코인베이스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의 일일 트랜잭션 수가
덴쿤 업그레이드 이후 지난 3월 16일 200만건으로 급증했다”며 “업그레이드
전에는 하루 약 44만건에 불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 다른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인 옵티미즘(OP), 아비트럼(ARB) 등도 트랜잭션 수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덴쿤 이후의 이더리움 생태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테린 창립자는 지난 3월 15일
프라그마 런던 행사에서 "이더리움의 다음 10년을
위해 대대적인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더리움의 탄생 이후 첫 10년은 기술 개발과 생태계 발전에
초점을 맞췄고 다음 10년은 이더리움이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덴쿤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레이어1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며 “이더리움은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서 유지 및 관리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부테린은 덴쿤 이후 SNS에서 “앞으로는 데이터 처리 방식과
스테이킹 구조 개선에 힘쓰겠다”고 보다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덴쿤을
통해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꿈꾸는 블록체인 확장성 개선이 크게 이뤄져 전체 블록체인 산업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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