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상자산 상승장 이후 스테이블코인은 시장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고정해서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가상자산을 뜻합니다. 통상 스테이블코인은 미국달러 1달러에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됩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1, 2위인 USDT(테더)와 USDC(USD코인)은 1달러에
가치를 고정하기 때문에 보통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현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국경이 없어서 특정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법정화폐를 사용하면 불편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현금 역할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BTC(비트코인)을 거래했는데 이 비트코인을 미국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코인으로 바꾸고 싶어서 미국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보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그러면 첫 번째 불편함으로 비트코인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로
옮기는 사이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비트코인보다 가격 변동이 훨씬 큰 미국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의 알트코인으로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셋째로 스테이블코인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현금화를
진행하려면 다시 미국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의 알트코인을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으로 바꿔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보내야 합니다. 규제 등의 이슈로 한국인이 미국 등 외국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외국 법정화폐를 현금화해서 인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이 없으면 이 알트코인을 다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체한 후 원화로 바꿔야 현금화가 완료됩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있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변동성이 있는 일반 가상자산을 이체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외국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안정적으로 매수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거래소 관계없이 시장을 관망하고 싶다면 즉시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서 사실상 현금화와 같은 전략을 취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에는 이러한 이점들이 있기 때문에 2017년 이후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중요 축으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중요 축으로 자리잡기까지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현재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먼저 1세대 스테이블코인은 테더를 비롯한 달러 준비금 확보형 스테이블코인이었습니다. 초창기 테더는 준비금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러 의혹을 받았지만 이후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자체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보충하면서 준비금 투명성 의혹을 점차 해소해 갔습니다. 자사 미 국채, 비트코인 담보 현황 등을 분기마다 공개 보고하는 식으로 우려를 해소해나간 것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테더의 준비금 투명성이 2017년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1세대 스테이블코인임에도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한
1위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2세대 스테이블코인으로는 다이(DAI)와 같은 가상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거론됩니다.이 스테이블코인은 처음에 탈중앙화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담보가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전통자산의 준비금보다 가치 변동성이 커서 준비금이 무너질 우려가 크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DAI와 같은 2세대 스테이블코인은 지난 몇 년 간 담보에 미 국채, 현실자산(RWA) 등을 추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2세대 스테이블코인에는 단점이자 장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추가 발행에 보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2세대 스테이블코인은 담보에서 가상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발행을 섣불리
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이렇게 보수적인 발행 구조로 1달러
가치 붕괴(디페깅) 가능성은 낮췄지만 추가 발행 제한에 따른
확장성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3세대 스테이블코인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자재로 추가 발행이 이뤄지는 구조였습니다. 이는 상승장에서는 더 없는 확장성을
안겨줬지만 하락장에서는 디페깅 확률을 높였습니다. 그 결과 최근 나오는 4세대 스테이블코인 USDe(에테나USDe)
등은 디페깅 위험을 3세대 스테이블코인보다 충분히 고려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지적하는 관계자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4세대 스테이블코인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4세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시장
수요 자체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테더 시장 점유율이 80%에서 70%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USDe와 같은 신흥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이 늘어났다는 주요 블록체인 분석 업체들의 분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변화 속에서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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