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펙트라 업그레이드가 지난 5월 메인넷에 적용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펙트라 업그레이드는 지난 2024년 이더리움 덴쿤 업그레이드에 이은 다음 단계로,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네트워크 구조, 보안성, 사용자 경험(UX), 개발 환경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업그레이드를 포괄합니다.
펙트라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스테이킹 구조 개선입니다.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인은 인당 최대 이더리움 32개만 스테이킹할 수 있었지만, 펙트라에 이더리움 개선 제안(EIP)-7251이 도입되면서 인당 최대 스테이킹량이 2,048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펙트라 이전보다 약 64배 증가한 수치로, 대형 검증인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네트워크 전체 노드 수를 줄여 검증 지연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변화가 스테이킹의 중앙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이더리움 재단은 검증인 분산 정책과 소프트웨어 다양성 확보 전략으로 균형을 맞추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주요 변화는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의 도입입니다. 기존 이더리움에서는 외부 소유 계정(EOA)과 스마트 계약 계정 간 기능적 차이로 인해 UX가 단절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펙트라 업그레이드에서는 EIP-7702가 도입되어 이러한 단절을 해소합니다. 이 제안은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웹3 지갑 서비스를 대폭 개선할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EOA를 스마트 계약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서명 위임, 자동 승인, 다중 인증, 소셜 리커버리, 가스비(거래 수수료) 대납 등 UX 환경이 크게 개선됩니다. 또한 가스비를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지불할 수 있어 이더리움 기반 DApp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계정 추상화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이더리움 생태계의 사용자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펙트라 이전에는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이더리움 기반 웹3 지갑은 복잡하고 불편한 구조였지만, 업그레이드 이후에는 지갑이 자동화되고 기업들이 제공하는 웹3 지갑 서비스도 훨씬 더 직관적으로 제공될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이더리움 기반 웹3 지갑이 단순한 개인 키 보관 도구를 넘어 금융 및 인증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 생태계도 펙트라 업그레이드를 통해 강한 동기 부여를 얻고 있습니다. 레이어2란 이더리움과 같은 레이어1의 확장성 개선을 돕는 보조 블록체인을 의미하며, 덴쿤 업그레이드에서 도입된 데이터 블롭(Blob)은 레이어2가 저렴한 비용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펙트라는 사용자 측면의 진입장벽을 낮추며 레이어2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옵티미즘, 아비트럼, 베이스 등 주요 프로젝트들은 수수료 절감과 UX 향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더리움 메인체인이 아닌 레이어2 중심 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구조적 진화는 가상자산으로서의 ETH(이더리움)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이더리움은 주로 가스비를 지불하는 용도였지만, 이제는 스테이킹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분 자산이자 다양한 디파이(DeFi) 서비스에서 담보로 활용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이더리움은 웹3 지갑 운영, 프로토콜 참여, 블록 공간 예약 등 네트워크 전체의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는 자산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2025년 들어 이더리움은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을 계기로 제도권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BTC(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기관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을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지분증명(PoS) 구조 등은 ESG 기준을 중요시하는 기관에게 매력적인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펙트라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스테이킹 집중화는 탈중앙성을 위협할 수 있고, 레이어2 간 UX 통일성 부족은 신규 사용자 유입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계정 추상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 작업이 필수이며, 브릿지 해킹, 스마트 계약 오류 등 보안 문제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성 기업 윈터뮤트는 지난 6월 2일(한국시간) 펙트라에 포함된 EIP-7702 기능이 자동화된 해킹 공격에 악용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기능은 사용자 편의를 위한 것이지만 80% 이상이 악성 스크립트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유출된 키가 있는 지갑을 자동으로 털어 자금을 공격자에게 전송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펙트라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월렛 기능 이용자 수는 급증했고, 더블록리서치에 따르면 업그레이드 일주일 만에 1만 1,000건 이상의 스마트월렛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펙트라는 이더리움이 단일 체인 기반의 스마트 계약 플랫폼에서 수많은 레이어2 블록체인과 모듈이 조화롭게 구성된 글로벌 인프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닌, 이더리움이 탈중앙화된 인터넷 인프라로 본격 진입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펙트라를 통해 이더리움이 오랜 기간 겪었던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도약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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