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코노미
[빗썸 이지코노미] 유럽연합 가상자산 규제법 미카(MiCA)가 중요한 이유
작성일
2023-04-28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자산 포괄 규제법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s)’가 지난 4월 20일(현지시각) 통과됐습니다. 미카는 지난 2020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가상자산 규제안인데 이번에 최종 통과가 이뤄지면서 3년 만에 현실화가 된 것입니다. 현재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법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지만 미카의 가상자산 규제법은 ‘초국적 규제’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즉, 미카로 인해 유럽연합 27개국이 통일된 규제를 받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이 된 것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이 가상자산의 ‘초국경성’을 거론하면서 초국적으로 통일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미카 통과로 인한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유럽연합 금융서비스위원회에 따르면, 미카 규제법은 2023년 6월까지 마무리되며 7월부터 이 법을 점진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법의 시행은 2024~2025년에 걸쳐 점차 이뤄질 전망입니다.
예컨대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한 조항에 대한 규제는 2024년 7월부터 적용됩니다. 또 가상자산발행자와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조항이나 트래블룰과 관련한 규제는 2025년 1월부터 이뤄집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사업자가 1,000유로(약 150만원) 이상의 거래가 발생할 때 송신인과 수신인의 신원 정보를 파악해 각국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를 의미합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거래 보고 기준액을 100만원으로 정하고 지난 2022년 3월에 트래블룰을 적용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한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다루는 가상자산 기업들은 미카가 시행되면 관련 준비금(Reserve)을 유지하고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지 않은 비유로(non-euro) 표시 토큰을 기준으로 거래 상한선을 적용 받아야 합니다. 미카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상한선은 하루 거래액 기준으로 2억유로(약 2,900억원)입니다. 미카가 시행되면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회원국 중 한 곳에 가상자산사업 등록을 해야 합니다.
또 미카와 관련한 규제를 감독하는 기관은 유럽은행감독청(EBA)과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될 전망입니다. 두 기관은 미카 규제 준수와 가상자산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미카 규제법은 앞으로 추가 법안 발의를 통해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현재의 미카는 가상자산 대출,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여러 유럽 기관 관계자들은 ‘제2의 미카’ 규제안 발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이에 대해 메어리드 맥기네스 유럽연합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FTX 사태, 테라 사태 등 사건사고를 잇따라 겪었기 때문에 더 엄격한 규제·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 등 주요 유럽기관 관계자들도 같은 맥락에서 제2의 미카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미카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틀을 갖춘 규제법이며, 앞으로 추가 규제안을 통해 더 구체적인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미카 통과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는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모양새입니다. 이전부터 가상자산 규제의 문제점으로 거론됐던 것이 ‘규제 불명확성’이었는데 미카로 인해 규제 명확성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카 통과 소식이 나오자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주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환영의 뜻을 공식적으로 전했습니다.
거래소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업계 전반도 환영의 뜻을 보냈습니다. 지난 4월 19일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의 패트릭 핸슨 유럽연합 전략정책이사는 “미카는 유럽 가상자산 업계를 더 빠르고 크게 성장시킬 것이다. 약 4억5,000만 명의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피터 그로스코프 언스토퍼블 파이낸스 공동창업자는 “미카로 인해 유럽 밖의 업체들이 유럽연합 안으로 회사를 등록할 것이며 일자리 창출과 세금 납부 등 직접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유럽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전 세계의 많은 혁신가가 유럽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유럽연합 내 회원국에 속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미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난 4월 20일 블룸버그는 “유럽연합 내 회원국의 일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미카의 스테이블코인, 트래블룰 규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미카가 시행되면 스테이블코인을 다루는 유럽연합 내 가상자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루 거래액 기준 2억유로의 거래 상한선이 적용됩니다. 기존에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거래 상한선을 적용 받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했는데, 미카 이후에는 비유럽연합 국가 대비 스테이블코인 운영에 제한 사항이 생기기 때문에 일부 유럽연합 회원국 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를 표한 셈입니다.
또 유럽 지역은 일찍이 2018년부터 GDPR(유럽연합 일반 데이터 보호 규칙)이 시행되는 등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문제의식이 다른 지역 대비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카로 인해 트래블룰이 적용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 일각에서 트래블룰이 시행되면 익명성 및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가 강점인 가상자산의 특징이 약화될 수 있어 산업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이렇듯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가상자산 규제법인 미카 통과를 두고 업계와 규제기관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규제 명확성으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앞으로 유럽연합이 추가 규제안을 통해 미카를 더 건전하게 보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본 자료는 신뢰할 만한 자료 및 정보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에 대하여는 보장하지 않습니다.
- 본 자료는 투자를 유도하거나 권장할 목적이 없으며,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되는 정보 제공을 위한 자료입니다.
- 투자 여부, 종목 선택, 투자 시기 등 투자에 관한 모든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자료는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 본 자료의 저작권은 (주)빗썸코리아에 있으며, 저작자를 밝히면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합니다. 단, 영리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고 변경없이 그대로 이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