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코노미
[빗썸 이지코노미] ‘고래’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다
작성일
2023-11-14
비트코인(BTC)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10월 16일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비트코인이 단번에 10% 가까이 폭등했지만 이내 이 뉴스가 ‘가짜뉴스’임이 밝혀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국제 정세도 가상자산 시장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근시일 내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우려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가상자산
시장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가상자산 시장의 흐름 속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의 큰 손을 의미하는 ‘고래’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는 10월 14일 “2022년 2월
이후 10BTC 이상을 보유한 고래들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들의 지갑에 있는 비트코인은 지난 20개월 동안 1만1,806개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 마켓 데이터 분석 플랫폼 인투더블록도 3분기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공급량의 0.1% 이상을 보유한 고래
주소에 3분기 내내 강력한 순유입세가 나타났다”며 “지난 분기 비트코인이 2만5,00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고래 주소들에는 하루 최대 6억달러 상당의 자금이 입금됐고,
이후 4억달러 이상 유입 건도 세 번 더 관측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유출이 발생하는 동안 발생했고 이는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했음을 시사합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상승장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이들의 이탈이 약세장을 가속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고래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계속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개인투자자의
관심 부족이 반드시 가상자산 약세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단기
개인 투자자는 이미 가상자산 보유분을 매도했고 장기 고래 투자자는 가상자산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X에 밝혔습니다. 또 “시장은
다음 강세장을 위해 더디게 움직이는 신규 진입자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것이 지금 시장이 조용한 이유”라고
언급했습니다. 크립토퀀트의 저자로 활동하는 구스타보 파리아는 파생상품 시장에서 고래 투자자의 매집을
관찰하면서, “최근 비트코인의 미결제약정이 급증했는데 이는 고래투자자의 매집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결제약정이란 파생상품 시장에서 아직
만기가 되지 않아 투자자가 상품(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온체인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도 지난 9월 “비트코인 고래 지갑 수가 1,611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10개월래 최대 수치”라며
"최근 극심한 가격 변동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고래 수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는데, 지난 8월에도 가상자산 시장은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지만 이 기간에도 고래들은 이미 비트코인을 대량 매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투더블록은 “비트코인 고래 투자자들이 8월
17일(현지시간)부터 8월 31일까지 하락장에도 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15억달러는
한화로 2조원에 달하는 돈으로 이 기간에 고래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투더블록은 비트코인을 5억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고래로
정의하고 이와 같은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 기간은 비트코인 가격이 2만6,000달러 이하로 하락할 때여서 이 분석은 고래가 가격이 떨어지는 것에 개의치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같은 달 가상자산 분석 업체 카이코도 “8월 평균 거래금액의 증가는
고래가 거래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평균
거래금액은 1회 거래에 체결되는 금액의 평균값입니다. 통상
고래나 기관 투자자가 대량 매집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자산의 가격이 금방 오르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큰 손들이 비트코인 매집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데이터가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훈풍이
다시 불어 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고래들의 매집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발걸음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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