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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가상자산 시장의 모든 관심은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이더리움의 역사적인 변화인 머지 업그레이드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관심은 6월 저점 대비 100% 상승이라는 이더리움의 높은 수익률로도 잘 입증되고 있습니다.
다들 잘 알다시피, 이번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을 생성하는 합의 메커니즘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꿉니다. 그동안 이더리움 채굴을 위해선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채굴자들이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했지만, PoS로 바뀌면 각자 보유한 지분율에 따라서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동안 솔라나나 카르다노와 같은 경쟁자에 비해 턱 없이 낮았던 초당 거래처리속도(TPS)를 높이는 동시에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인 가스비를 낮출 수 있게 되며, 컴퓨팅 파워를 쓰지 않아도 되니 친환경적인 네트워크로 변신할 수도 있습니다.
월가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까지도 "이번 머지 업그레이드는 다양한 레벨에서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가상자산 생태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할 정도이니, 머지 업그레이드가 얼마나 대단한 사건인 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중에서도 투자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ETH)에 투자해 이를 보유하는 자체가 `수익(yield) 또는 보상(reward)`을 받을 수 있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을 채굴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 투자자들은 싼 가격에 사서 그보다 비싼 가격에 팔아야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바뀐다는 얘깁니다.
이름하여 스태이킹(staking)인데요. 앞서 언급한 대로, 이더리움을 생성시키는 방식이 PoW에서 PoS로 바뀌다 보니 이더리움을 매수한 투자자는 32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예치하면 검증인으로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며 블록체인 상에 새로운 블록을 추가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고, 그 보상으로 새로운 이더리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JP모건은 "현금이나 다른 가상자산으로 이더리움을 살 경우 다른 가상자산을 살 수 있는 기회비용을 발생시키는데, 스태이킹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이 기회비용이 낮아지게 된다"며 "이는 매우 큰 변화이며, 이런 변화 덕에 이더리움 투자 생태계 전반에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더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실제 JP모건은 현재 플랫폼에 따라 다르긴 해도 이더리움을 스태이킹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평균 1.5~4.0% 수준인데, 앞으로 머지 업그레이드가 완료되고 나면 스태이킹 수익률이 8% 정도로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만큼 큰 자산으로 성장하려면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해 왔는데,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되면서 보다 친환경적인 블록체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은 보다 많은 기관 참여를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씨티그룹도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은 에너지 소모를 99.95%나 줄일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친화적 가상자산으로 받아 들여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머지 업그레이드 전후로 이더리움 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업그레이드 지연 사례가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건 이더리움이 직면해 있는 리스크이고, 업그레이드가 제 때 이뤄진다 해도 최근 두 달 새 가격이 2배로 뛴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플랫폼인 넥소를 설립한 앤토니 트렌체프는 “9월 중순 업그레이드가 늦어질 것 같진 않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올랐던 상승분의 50% 정도는 반납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업그레이드가 계획대로 성공적이라도 해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투자 격언처럼 이 시점에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구축돼 있는 여러 서비스들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벤처캐피탈인 일렉트릭캐피탈의 애비챌 가그 파트너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디파이(DeFi) 앱들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또한 여러 어플리케이션들이 구축돼 있다 보니 업그레이드 이후 여러 앱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쉽게 예단하기 어려우며 상황에 따라 예상치 못한 통합 과정에서의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레이어 간의 업데이트 정합성 문제나 PoW를 기반으로 한 포크 가능성, 여러 거시 시장적 변동성 등이 이더리움 가격을 급등락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더리움의 머지 업그레이드는 순항 중입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이후에 관련해서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의 언급처럼 가상자산 대중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될지 아니면 어떤 시장변동성이 나타나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더리움의 기술 변화 자체는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 큰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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