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것은 불면증입니다. 우선 잠이라도 편하게 잘 수 있다면 한결 나을 것 같습니다.”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거둔 사람이든 손실을 본 사람이든 정신과 외래를 찾았다면 흔히 불면증부터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변동성으로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은 투자자의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곤 한다.
반대로 불면은 좋은 투자를 방해한다. 장이 열려있는 동안 뇌가 흥분하면 오판을 하기 쉽다. 보상회로에서 도파민이 쏟아지면 비쌀 때 사게 되고, 편도체가 흥분하여 불안에 휩싸이면 쌀 때 팔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학’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선 뇌를 식힐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잘 쉬고 잘 자는 것이 의사결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뇌의 체력이 고갈되어 있는데 백날 심리학만 공부해봐야 합리적인 판단이 나올리 만무하다.
“그래요. 일단 잠부터 자고 봅시다.”
그러나 어떤 정신과 의사도 무턱대고 수면제부터 권하지는 않는다. 수면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면건강을 위해서는 지켜야할 습관의 교정이 필요한데 이를 ‘수면위생’이라고 한다.
첫 번째는 침대에서만큼은 몸과 뇌를 이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침대에서 낮에 있었던 투자 결정을 복기하거나 현재 시장 상황을 궁금해 하면 뇌는 긴장하게 되고 깊은 잠에 이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수면 1~2시간 전부터는 투자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는 것을 권하고 싶다. 침대에서 ‘무념무상’ 상태에 이를 때 이완된 뇌는 스르르 잠에 빠진다.
“침대에서 생각을 비우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낮에는 수시로 멍을 때린다. 심지어 운전이나 요리를 할 때에도 습관적인 행동을 하며 의식을 내려놓는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침대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잘못된 습관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침대에서 투자를 복기하는 것만큼 안 좋은 것은 잠에 대한 부담을 갖는 일이다. “오늘도 잠이 안 오면 어쩌지? 또 몇 시간을 뒤척여야 잠을 잘 수 있을까? 오늘 못 잤으니 내일은 졸려서 투자를 잘 못 하면 어쩌지? 난 불면증에 걸린 걸까?”라는 걱정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경우 이 걱정이 불면증의 시작점이다. 잠에 대한 번민조차 내려놓을 때 잘 잘 수 있다. 투자자에게는 이완(relaxation)과 각성(arousal)의 균형이 중요하다. 침대는 이완이 필요한 공간이다.
잠에 대한 또 다른 요령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라.
2)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수면 장애 전의 수준으로 제한하라.
3)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카페인, 니코틴, 알코올, 흥분제)을 중단하라.
4) 이른 시간에 격렬한 운동을 해서 신체를 단련시켜라.
5) 초저녁 흥분을 피하라. TV 대신 라디오나 독서를 하라.
6) 체온을 높이기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에 20분씩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라.
7) 일정 시간에 먹고, 잠자기 전 많이 먹는 것을 피하라.
8) 점차적인 근 이완이나 명상 등 초저녁 이완 용법을 시행하라.
“수면제나 술 한 잔 하고 자는 것은 어떨까요?”
모든 수면제는 심리적, 신체적 의존성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면제를 복용할 때는 3-4 주 이내에 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일주일에 2-4회 이하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을 먹어야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약에 취해서 자려고 용량을 높이다보면 중독이 될 수 있다. 그 보다는 “약이 있으니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을 비우자. 정 못 자면 수면제를 먹으면 돼지.”라고 생각하고 수면 패턴을 교정하고 잠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일시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나마 약은 의존성과 부작용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최악의 선택은 술에 의지하는 것이다. 와인 한 잔 정도는 몸에 좋고 잠도 잘 오게 해준다는 속설에 기대 술잔에 손을 대는 투자자가 많다. 실제로 술은 수면을 유도(sleep induction)하는 작용이 있어 초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는 성질이 있다. 최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렘수면(REM sleep)을 방해하고 갈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 하고 자주 깨게 된다. 게다가 한 잔, 두잔 술을 늘려야 잠이 오는 내성(tolerance)이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은 오지 않고 불안하고 짜증이 나는 금단 증상(withdrawal symptom)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단지 잠을 잘 자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술에 대한 의존(dependence)만 남고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된다. 또 매일 같이 술을 먹는 사람으 경우 뇌기능도 전체적으로 저하된다. 이들은 잘못된 투자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가상자산 시장은 결코 잠을 자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내원한 많은 투자자들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못 해서 큰 손실을 겪는 경우보다는, 성급한 의사결정에 중독되어 큰 손실을 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시장이 깨어있는 동안에도 투자자는 잠을 자야하고 수면과 생활 습관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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