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3월부터 7만달러(국내 거래소 기준, 한국 프리미엄 적용가 1억원)를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 등락의 주역으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채굴자, 개인투자자를 꼽았습니다.
먼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월
출시된 후 초기에는 자금 유입이 부진했으나 2~3월에 유입세가 거세지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 ETF의 1월 자금
유입이 부진했던 이유는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GBTC(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에서 지속적으로 유출이 일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GBTC는
다른 9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과는
달리 신탁상품 형태로 기관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상품을 제공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신탁상품을 현물 ETF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따라서 GBTC가 신탁상품이었을 때 투자한 이용자들은 가지고 있던 신탁상품이 현물
ETF로 전환된 후에 이를 환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즉,
다른 9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출시
이전에 기존 이용자들이 없었기 때문에 환매 리스크가 없었지만 GBTC는 환매 리스크로 인해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대로 GBTC는 출시 후에 대량 유출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1월 17일부터 24일(현지시간)까지는 GBTC에서
하루 4억달러 이상의 순유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비트코인 ETF에도 순유출이 일어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월 들어 GBTC 유출이
둔화하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IBIT(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앞세운 다른 9개 ETF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전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하루 5억달러
이상의 순유입이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이 2월 비트코인 가격 급등 원인으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은 3월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4월 들어 하루 전체 순유입이 많아도 2억달러 수준이고 순유출이 일어나는
날도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이 이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4월에는 GBTC 외에 다른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인 ‘ARKB(아크 21셰어즈
비트코인 ETF)’에도 순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4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 추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는 시장 견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편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채굴자들의 동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반감기란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량이 약 4년에 한 번씩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뜻합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반감기가 4월 20일쯤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상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반감기를 앞두고 채굴기 추가 매입 및 시설 확충을 위한 비용 등을 감당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반감기 때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출금한 바 있습니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채굴자가 비트코인을 거래소 등 외부로 출금하면 매도하기 위한 것으로 봅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지난 반감기 때보다는 비트코인을 급격하게 출금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예상대로 계속해서 출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출금량은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에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과거 반감기
사례를 보면, 반감기가 끝난 후 몇 개월 뒤에는 채굴자 출금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이 둔화해도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매도를 멈춘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4년 상승장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또 다른 주역으로는 개인투자자가 있습니다. 앞서 1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후 온체인데이터를 통해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 증명된
바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됐기
때문에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매수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매수세는 2~3월 들어 더 거세진 것으로 드러났고 4월에도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4월
이후로 꺾이면 조정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꺾이더라도 단기 하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기관 자금 유입으로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신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여력도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지난 3월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이 이제 절반 정도 이뤄졌기 때문에 아직 상승장이 정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X(전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이처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채굴자, 개인투자자가 이번 상승장의 중요 축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 주체들의
투자 동향을 유의 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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