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7월 급락한 후 좀처럼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관들은 이 조정 타이밍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 기업 샌티멘트는 지난 8월 17일(한국시간) “2024년 2분기 미국 기관들의 증권 보유 현황 공시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 침체에도 기관들은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유입량도 증가했는데 이는 기관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어 “비트코인 ETF 등 비트코인을 전통적인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수단들이 등장하면서 기관들의 매수세가 이전보다 더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개별 기관들을 봐도 알려진 몇몇 기관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매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기관은 상장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입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7월 비트코인 169개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총 22만6,500개 보유하게 됐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대량의 채권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입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업은 이 매수 전략을 통해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이러한 투자 전략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전략을 차용하는 기업도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이 있습니다. 메타플래닛은 올해 들어 일본의 금리 환경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대량의 자금을 대출하고 이 돈으로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메타플래닛은 “0.1% 금리로 10억엔을 대출했고 이 돈을 비트코인 매입에 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타플래닛은 또 100억엔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은 8월 13일 “5억엔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매입으로 우리 회사 비트코인 총 보유량은 303개가 됐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채굴 기업들도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채굴 기업들이 채굴을 통해 얻는 비트코인에서 만족하지 않고 별도 자금을 마련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 기업 마라톤디지털이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습니다.이에 대해 마라톤디지털은 8월 12일 “비트코인 매수를 위해 2억5,000만달러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발행한 전환사채를 보유하는 투자자들에게 6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이 전환사채 만기는 2031년 9월이며 이자율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마라톤디지털은 이후 3일 만인 8월 15일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3억달러로 비트코인 4,144개를 매입했고 현재 2만5,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입을 촉진하기 위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운용액은 최근 가상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운용사를 뛰어넘었습니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 분석 기업 아캄인텔리전스는 8월 16일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운용액은 212억1,711만달러를 나타내며 그레이스케일의 212억248만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또 “그레이스케일 ETF에서는 지속적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했지만 블랙록 ETF에서는 반대로 계속해서 자금 유입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어 “블랙록은 다른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운용사들보다 적극적인 수수료 정책 등을 펼치면서 운용액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로운 가상자산 ETF 상품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기관도 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구성된 인덱스 ETF를 신청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이 인덱스 ETF 신청은 또 다른 자산운용사 해시덱스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인덱스 ETF는 2개 이상의 종목으로 구성된 같은 자산군을 묶거나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이 ETF에 투자하면 자동으로 분산투자를 하게 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즉, 프랭클린템플턴과 해시덱스는 현재 SEC의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혼합한 상품을 출시해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한 더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나타나서 기관 투자가 지금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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