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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흔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불려 왔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모든 자산들의 가격이 떨어질 때, 비트코인을 들고 있으면 그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는 뜻이죠. 실제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불렸던 금(金)과 닮았다는 이유로 비트코인은 그 탄생 초기부터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금과 함께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장 큰 힘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아 왔습니다.
사실 이론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보니 땅 속에 묻혀 있는 양이 제한돼 있는 금과 마찬가지로 최대 공급량이 정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마음만 먹으면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 있는 미국 달러화에 비해 희소성을 가지는 만큼 인플레이션 시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40여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상황인데도 비트코인 가격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서만 가격이 반토막 난 상황이며, 작년 11월 역사상 최고치에 비해서는 72% 이상 내려가 있습니다. 그나마 올 초까지는 오름세를 탔던 금도 최근 상황은 비트코인과 비슷합니다. 금값 역시 올 3월 고점을 찍은 뒤 지금까지 20%나 내려와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비트코인이 지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에 `불어난 유동성의 힘`을 만끽한데 따른 반작용으로 봐야 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팬데믹에 따른 경제와 시장 충격에 대응해 미국 정부와 연준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규모 자금을 공급했습니다. 이 자금이 금융시장 내로 대거 유입됐고, 그 수혜를 본 비트코인도 정신 없는 오름세를 맛 봤습니다.
이 때부터 스텝이 꼬인 셈인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밀접하지 않았던 비트코인과 미국 테크주식과의 가격 상관관계는 최근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역사적으로 +0.1을 넘지 않았던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지수 간 상관계수는 올 들어 플러스(+)0.6에 이를 정도로 치솟았고, 이렇다 보니 주가 조정 때마다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금`이란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금과의 상관계수는 +0.2로 극히 낮아졌습니다.
이는 초기에 비트코인의 비전을 믿었던 장기 보유자들과 달리,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는 단기 투자자들, 특히 월가 헤지펀드나 기업 투자가 등이 주류가 되다 보니 생겨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고, 가격이 내려가면 손실을 줄이고자 과감하게 손절매하면서 시장 하락을 더 부추기는 투자 패턴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웹3.0` 솔루션 개발업체인 토미닷컴을 이끌고 있는 애이브래험 피하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현재 비트코인시장은 매우 중앙화돼 있고 헤지펀드 등 단타 투자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이런 투자자들이 주류가 되다 보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기능은 전혀 발휘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움직이는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꿈꾸던 탈중앙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빚을 내서 투자하는 행위)를 일삼다 보니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수급 여건을 더 꼬이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시장금리가 따라 오르니 대출에 따른 금리도 높아지고, 이런 이자 부담 때문에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이렇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현재의 인플레이션 국면이 마무리되고, 연준도 급격한 돈줄 죄기를 늦추는 시점이 돼야 본격적인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빗 하스 시리우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전략가도 "팬데믹 이후부터 사실상 위험자산처럼 여겨지고 있는 비트코인이 지금처럼 유동성이 줄어드는 시기에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결국 경제가 침체 쪽으로 가면서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을 멈춰야만 비트코인 가격은 안정을 찾은 뒤 본격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인플레이션 헤지라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 그럴 가능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은 아직 성숙단계에 접어든 자산이 아니며, 계속 그 성격도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가상자산시장에 뛰어들겠다고 한 만큼 시장에서의 단타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나이지리아 등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도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의 지위를 대체하는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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