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로 침투하는 NFT]
최근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와 디지털월렛 등 가상자산과 관련한 사업을 모두 접기로 한 페이스북의 모(母)기업 메타 플랫폼스가 줄어들고 있는 이용자 기반을 늘리기 위해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사업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과 숏비디오 등을 활용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 들여 NFT를 만들고, 전 세계 수 십억명에 이르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NFT로 디지털 수집품을 소유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메타뿐만 아니라 최근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스톱 역시 기존에 돈이 안 되는 사업을 일부 접는 대신에 NFT 거래 플랫폼과 이를 위한 자체 디지털월렛사업에 새롭게 뛰어 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거품이 끼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전반적인 거래도 크게 줄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에겐 NFT라는 신세계 또는 신시장은 분명 매력이 큰 분야 중 하나다.
NFT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디지털 파일의 소유주와 거래기록 등을 저장하고 디지털자산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거래와 소유 기록의 위조나 변조, 삭제가 불가능해 희소성과 자산가치를 동시에 가진다. 또 기존 중앙집권화 시스템에 비해 보안이 뛰어나고 정부나 기관 차원의 시스템 관리가 필요 없으니 거래비용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지금까진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주로 미술품이나 문화재 등을 수집하는 용도로만 인식되다 보니 투기적 자금이 유입되면서 가격 거품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유틸리티나 증권 개념에서의 접근은 NFT의 활용도나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올 초부터 업계 최초로 미국 아티스트와 협업한 NFT를 제작해 자사 모바일앱 고객들에게 증정했던 신세계는 지난 6월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를 이용해 만든 NFT 1만개를 거래 플랫폼에서 완판시켰다. 가상자산으로 거래된 푸빌라 NFT는 10만원 이상 되는 가격에 팔렸는데, 이 NFT는 고객 등급별로 백화점 라운지 입장과 쇼핑 할인, 발렛파킹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특히 10만원대에 팔렸던 이 푸빌라 NFT는 글로벌 NFT 거래 플랫폼에서 한때 3000만원대에 이르는 거래 호가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핫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신세계가 앞장서자 유통 경쟁사들도 속속 NFT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블루베리NFT와 업무협약을 맺고 NFT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전자지갑서비스인 H.NFT를 자체 개발했고, 어린이 그림 대회 수상작을 NFT로 변환해 수상 가족에게 지급하는 등 개인맞춤형 NFT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모바일 쇼핑앱에 NFT숍을 여는 한편 자체 캐릭터인 `벨리곰`을 기반으로 한 NFT도 출시했다. 앞으로도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새 NFT를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유통업체들의 NFT 마케팅은 금전적 이득을 고객과 나누고 실제 쇼핑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더욱 가깝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위·변조가 많은 신분증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NFT를 도입해 고객 멤버십을 발행, 관리하고 클립지갑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NFT 활성화에 도움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국내 웹3.0 플랫폼업체인 메타파티처럼 라이브 음악과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멤버십 NFT 카드를 도입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술품과 신분증명, 유틸리티를 넘어 증권형(security) 토큰과 결합하는 형태는 NFT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인데, 이 분야에선 각국 금융당국의 유권해석과 규제 방침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에 실제 움직임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 플랫폼업체인 리퍼블릭은 음악 팬들이 아티스트의 음원 로열티를 공유함으로써 발생되는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증권형 NF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작년 금융위원회 규제샌드박스로 지정된 카사코리아의 카사가 10월 쯤 부동산 신탁회사가 발행한 수익증권에 투자하고 이를 앱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엘리시아처럼 건물을 소유하는 자회사를 세운 뒤 이 법인의 지분을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해 투자자들이 지분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이처럼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하도록 하는 증권형 토큰(STO)을 허용하고, 그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형 NFT와 결합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무궁무진하게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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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부국장이데일리 글로벌마켓센터장